17년 만에 울산 우승 이끈 '캡틴' 이청용, 생애 첫 MVP 거머쥘까
17년 만에 울산 우승 이끈 '캡틴' 이청용, 생애 첫 MVP 거머쥘까
  • 뉴시스
  • 승인 2022.10.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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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하지 못한 팀 선수가 MVP 받은 건 6차례뿐

기록에선 밀리지만, 울산 구심점으로 17년 우승 견인
울산 현대 캡틴 이청용.

안경남 기자 = 17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른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캡틴' 이청용(34)이 생애 첫 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에 도전한다.

이청용은 지난 18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하나원큐 K리그1 2022시즌 MVP 후보에 올랐다. 김진수(전북), 신진호(포항), 김대원(강원)과 경쟁한다.

울산은 팀의 주장이자 우승 기여도가 높은 이청용을 구단을 대표하는 대상 후보로 연맹에 제출했다.

K리그 대상 시상은 각 팀이 부문별 후보자를 제출하면 후보선정위원회가 4배수로 후보를 추리고, 각 팀 감독과 주장, 미디어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개인상 수상자는 24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역대 프로축구에선 감독상과 MVP는 우승팀에서 나오는 게 일종의 관례였다.

전북 현대가 사상 첫 리그 5연패를 달성한 지난해에도 홍정호가 수비수로는 1997년 부산 대우에서 뛰던 김주성 이후 24년 만에 MVP에 뽑혔다.

울산의 통산 3번째이자,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리그 우승을 이끈 울산의 주장 이청용이 가장 유력한 MVP로 거론되는 이유다.

그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의 선수가 MVP를 받은 건 1999년 안정환(부산)을 시작으로 2010년 김은중(제주), 2013년 김신욱(울산), 2016년 정조국(광주), 2018년 말컹(경남), 2019년 김보경(울산)까지 6차례뿐이다.

울산 베테랑 이청용.

다만, 기록만 볼 때 이청용의 MVP 후보가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2골 2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울산에서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엄원상(12골 6도움)에게 크게 못 미친다.

또 후반기 울산에 합류해 전북과의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극장 멀티골로 2-1 역전승을 이끈 마틴 아담에도 임팩트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청용도 19일 울산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감사하고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하다. MVP는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상인데, 저보다 더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런데도 울산 홍명보 감독과 동료들은 이번 시즌 팀 최고의 선수로 이청용을 꼽는다.

팀의 베테랑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해냈고, 이는 울산이 3시즌 연속 준우승 한을 풀고 17년 만의 리그 우승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울산은 매년 뒷심 부족으로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2020년 3월 이청용을 영입한 뒤 팀 정신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이청용. 

홍명보 감독은 "MVP는 1년 동안 전체를 놓고 봐야 한다. 득점이 많은 선수는 득점왕, 어시스트가 많은 선수는 도움왕을 하면 된다"며 "이청용이 1년 동안 팀에서 해준 것들을 보면 충분한 자격이 있다. 당연히 MVP는 우승팀에서 나와야 한다"고 했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도 "이청용은 우리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최고의 주장이었고, 최고의 선수였다"며 "무조건 MVP를 받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청용과 함께 홍명보 감독도 2022시즌 감독상 수상이 유력하다.

포항에서 프로로 데뷔한 1992년 MVP가 됐던 홍 감독이 이번에 감독상을 받으면, 박경훈(1988년 MVP·2010년 감독상) 대한축구협회 전무, 최용수(2000년 MVP·2012년 감독상) 강원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K리그 MVP와 감독상을 모두 받는 축구인이 된다.

우승팀 사령탑이 감독상을 받지 못한 것도 2005년 장외룡(인천), 2010년 박경훈(제주), 2020년 김기동(포항) 3차례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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