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쇼크' 삼성전자, 올 상반기도 반도체 사업 힘들다
'실적쇼크' 삼성전자, 올 상반기도 반도체 사업 힘들다
  • 뉴시스
  • 승인 2023.01.0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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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사업 적자 전환 가능성
1분기 695억 영업적자 예상
설비투자 15% 축소 전망, 상반기 내내 힘들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어닝 쇼크'를 보인 가운데 올해도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사업은 2021년 기준 회사 영업이익의 56.6%를 차지한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 중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 플래시’ 사업이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낸드 플래시 사업은 D램과 달리 제조업체 수가 많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이다.

이어 급격한 수요 쇼크가 지속되며 올 상반기 중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들린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를 1분기 695억원 적자, 2분기 674억원 적자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7052억원 적자)가 마지막이다.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커진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메모리 산업에서 감산은 ‘극약 처방’으로 통한다. 한번 설비 가동을 시작하면, 생산을 줄이는 것 자체가 손해이기 때문이다. 대신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업황 부진을 넘기고 나면 경쟁사보다 생산 능력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다. 반도체 업계가 이른바 ‘치킨 게임’을 벌이는 이유다.

하지만 적자 상황에 내몰리고 나면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IB(투자은행)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공급 축소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KB증권도 삼성전자가 올해 메모리 설비 투자를 기존 계획 대비 15% 축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신증권도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부터 공급 조절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 하나금융투자와 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올해 설비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삼성전자의 기존 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올해 설비투자가 감소한다면 기존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은 다소 지연될 수 있겠지만 글로벌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재고 조정이 강한 만큼 '유통 재고의 정상화 시점'은 앞당겨질 것이고, 해당 시기에 발생할 공급 감소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턴어라운드 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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