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수입차 무덤' 일본서 쾌속질주
아이오닉5, '수입차 무덤' 일본서 쾌속질주
  • 뉴시스
  • 승인 2023.01.2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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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등 현지 브랜드보다 가격·성능에서 뛰어나
정부 보조금 받으면 3000만엔대 구매 가능
과거 일본 시장에서 참패한 현대차가 띄운 승부수
전기차 시장 틈새 공략, 온라인 판매로 日소비자 사로잡아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전기차 볼모지로 불리는 일본에서 꾸준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전문 매체 웹카탑은 최근 칼럼에서 아이오닉 54를 닛산이 출시한 전기차 브랜드 리프 e+X, e+G와 비교하며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일본에서 수입차는 여전히 마이너스적 존재이나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일본 완성차 업체에 비해서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 업체는 전기차 라인업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아이오닉 5 가격은 479만엔(한화 4627만원)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394만엔(3806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며 "소형차를 제외한 중형차 이상에서 (일본 업체가) 수입차 브랜드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웹카탑이 아이오닉 5와 비교한 e+X, e+G의 최대 주행거리는 450㎞로 최대 458㎞의 주행 거리를 확보한 아이오닉 5와 비스사다. 그러나 가격을 비교하면 각각 e+X는 525만3600엔(한화 5032만원), e+G는 498만4400만엔(4774만원)으로 아이오닉 5보다 비싸다.

아이오닉 5는 과거 일본에서 고배를 마셨던 현대차가 띄운 승부수다. 현대차는 2001년 한류 열풍에 힘 입어 소나타, 그랜저 등 승용차 라인업을 일본 시장에 선보였으나 브랜드 인지도, 가격 경쟁력, 네트워크 등에서 밀려 2009년 상용차 부분만 남겨놓고 철수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는 변화가 일어나자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 5를 필두로 12년 만에 일본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미 현지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카보다 전기차 분야에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자국 브랜드에 자부심이 높은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현대차는 모든 차량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차량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서비스 센터를 일부 지역에 설치하고, 차량공유 플랫폼인 애니카와 협업해 카셰어링 서비스도 제공했다. 또 일본 MK택시에 아이오닉 5 50대를 공급하는 등 상용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현대차의 이같은 전략은 '일본 올해의 수입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12월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됐다. 일본 올해의 수입차에서 한국 자동차가 이름을 올린 것은 아이오닉 5가 처음이다.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측은 아이오닉 5에 대해 "혁신적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긴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역동적인 주행 성능,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 등이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 단계를 바꾸는 기능도 운전의 쾌감을 선사하다"고 호평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전기차는 5만8813대로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서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로 처음으로 1%대를 넘겼다. 전년도인 2021년(0.6%) 판매 비중과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났다.

업계에선 과거 소수점 아래로 밑돌던 일본의 전기차 판매 비중이 1%를 넘긴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현대차가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향후 시장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저가 모델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비야디(BYD)는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서 승부해야 할 경쟁자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향후 기대있는 성과를 낸다면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인정 받은 수입차로 뿌리 내릴 수 있다"며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받은 높은 평가도 일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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