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군 펼친 WBC 대표팀…'부상 경계령'
강행군 펼친 WBC 대표팀…'부상 경계령'
  • 뉴시스
  • 승인 2023.03.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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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컨디션 난조로 4일 SSG와 연습경기 결장
고우석도 日서 치른 평가전 도중 목 근육통 호소
김선웅 기자 = 6일 일본 교세라 돔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WBC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 8회말 한국 교체투수 고우석이 강판되고 있다.

 김희준 기자 = 14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을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에 '부상 경계령'이 떨어졌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호주와의 2023 WBC 본선 1라운드 1차전을 시작으로 결전에 돌입한다.

'이강철호'는 결전을 앞두고 두 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와 부상 탓이다.

최정(SSG 랜더스)은 컨디션 난조로 인해 지난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퓨처스(2군) 팀과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최정은 대표팀에서 유일한 '전문 3루수'인데다 중심타자 역할을 해줘야 하기에 우려가 적잖았다.

이에 이 감독은 6일 일본 오사카에서 치러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평가전에서 최정을 선발 라인업에 넣지 않고, 주전 유격수로 뛰어야하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3루수로, 백업 유격수로 여겨지는 오지환(LG 트윈스)을 유격수로 기용하는 '플랜B'를 시험해야 했다.

다행히 컨디션을 회복한 최정은 6일 오릭스전에 교체 출전한 뒤 7일 일본 한신 타이거스와의 평가전에는 선발로 나섰다.

6일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도 대표팀의 가슴을 섬찟하게 하는 장면이 나왔다. 대표팀 뒷문을 책임져줘야 하는 고우석(LG)이 7회 마운드에 올랐다가 목 근육통을 호소한 것이다.

지난해 42세이브를 거두며 구원왕에 오른 고우석은 이번 WBC에서 대표팀 마무리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미래 한국 야구 대표팀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거론되기도 한다. 고우석이 부상으로 이탈하면 이 감독도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컸다.

고우석은 7일 한신 타이거스전을 앞두고 통증이 한층 줄었다. 그러나 더 큰 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며 단순 근육통이라는 진단을 받아 대표팀은 한숨을 돌렸다.

WBC 대표팀은 강행군을 펼쳤다. 이달 1일부터 소속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다가 지난달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모여 합동 훈련을 했다.

소속팀이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 캠프를 차린 선수들은 장시간 비행을 피할 수 없었다. 양의지, 곽빈, 정철원 등 두산 소속 선수들은 호주에서 소속팀 전지훈련을 하다 한국에 일시 귀국했고, 다시 미국으로 떠나야 했다. 괌에서 전지훈련을 한 김원중(롯데)도 마찬가지였다.

1월에 미국으로 가 훈련하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소속팀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투손에서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이달 1일 귀국해 2~3일 국내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한 후 4일 일본 오사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오사카에서 나흘을 머문 후에는 신칸센을 이용해 도쿄로 향했다.

워낙 강행군을 펼친 터라 선수들의 피로도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피로도가 높으면 부상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대표팀이 부상을 한층 경계하는 이유다.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까봐 각 구단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번 WBC에서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선수들은 모두 각 팀에서 주축 선수들이다. 컨디션 난조를 호소한 최정은 SSG의 주전 3루수이자 타선의 주축이고, LG에서도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꼭 필요한 자원이다.

과거 WBC에서 부상을 입은 선수들이 정규시즌에 차질을 빚은 사례도 적잖다.

2006년 초대 WBC 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어깨 골절상을 입은 김동주가 그해 정규시즌에 타율 0.250 4홈런 16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회 기간 대표팀에게도,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소속팀에게도 '부상 경계령'은 계속될 전망이다.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야 대표팀이 4강 진출 목표를 이룰 확률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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