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변방' 체코와 대결…한국, 충격 떨쳐야 망신 피한다[2023 WBC]
야구 변방' 체코와 대결…한국, 충격 떨쳐야 망신 피한다[2023 WBC]
  • 뉴시스
  • 승인 2023.03.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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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일본에 연달아 패하며 최악 분위기
'야구가 부업' 체코에 패하면 초대형 참사
 김선웅 기자 =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대표팀 선수들이 4:1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 덕아웃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희준 기자 = 한국 야구 대표팀이 최악의 분위기 속에 '야구 변방' 체코와 마주한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2일 낮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차전에서 체코와 맞대결한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지난 9일 객관적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호주에 덜미를 잡혔다. 호주를 잡고 8강 진출 안정권에 든 뒤 부담을 던 채 '숙적' 일본을 상대하겠다던 계산은 틀어졌다.

부담을 잔뜩 안고 나선 한일전에서는 커다란 전력차를 절감하며 4-13으로 대패했다.

2패만을 떠안은 한국은 조 4위에 머물러 있다. 중국이 11일 호주에도 패하면서 3패를 당해 최하위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호주, 일본전에서 한국이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특히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졌다. 현재 1라운드 A, B조의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은 팀 평균자책점 11.12로 10개국 중 최하위다.

홈런을 4방이나 허용했고, 제구력 난조 속에 볼넷 10개, 4사구 4개를 헌납했다. 피안타율도 0.343으로 10개국 중 가장 높다.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홈런을 3방이나 얻어맞았다. 선발 고영표(KT 위즈)가 5회초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4-2로 앞서가던 7회에는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이 로비 글렌디닝에 역전 3점포를 얻어맞았다. 베테랑 좌완 양현종(KIA 타이거즈)도 8회 쐐기 3점포를 헌납했다.

일본전에서도 한국 마운드는 처참했다. 장단 13안타를 얻어맞았고, 볼넷 8개를 남발했다. 투수진이 줄줄이 무너지는 바람에 10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는데도 간신히 콜드게임 패배를 면했다.

2경기에서 11점을 올렸지만, 타선도 그리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호주와의 경기에서 7점을 냈지만 상대 제구 난조를 등에 업은 득점이었다.

한국의 팀 타율은 0.200에 불과하다.

충격 속에 11일 하루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실낱같은 8강 진출 희망을 안고 '야구 변방' 체코와 대결한다.

한국은 이미 자력으로 8강 진출이 불가능하다.

일단 한국은 남은 체코와 중국전을 모두 이기고, 다른 나라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일본이 전승을 거두고, 한국이 남은 2경기를 다 이긴다는 가정 하에 체코가 호주를 잡아주면 한국과 호주, 체코가 나란히 2승 2패가 된다.

세 팀이 맞물려 승자 승으로 순위를 가리지 못하면, 세 팀 간의 팀 실점, 팀 자책점, 팀 타율 순으로 순위를 산정한다.

한국은 체코에 큰 점수차로 이겨야 그나마 남아있는 8강 진출 희망을 살려낼 수 있다.

체코는 자국 세미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선수들 대부분이 '생업'을 따로 갖고 있다.

투수 마르틴 슈나이더는 소방관, 외야수 아르노슈트 두보비는 고등학교 지리 교사, 마리크 미나리즈크는 부동산 중개인이다. 체코 대표팀을 이끄는 파벨 하딤 감독도 뇌외과 전문의가 본업이다.

수 억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수두룩한 한국이 야구 선수가 본업이 아닌 체코에 패배하는 것은 그야말로 큰 망신이다.

체코를 상대로도 방심할 수는 없다. 이번 WBC에서 처음 본선 무대를 밟은 체코는 중국을 8-5로 제압하며 사상 첫 승리를 신고했다.

체코 타선에는 힘있는 타자들도 버티고 있다. 중국전에서 마테이 멘시크, 마르틴 무지크가 대포를 가동했다. 특히 무지크는 9회 KBO리그에서 뛰는 주권(KT)을 상대로 역전 3점포를 작렬했다.

앞선 경기에서 부진한 탓에 자신감이 떨어진 한국 투수진이 체코 타선을 봉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충격을 덜어내고 자신감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려야 망신을 당하는 일은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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