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밤의 공항에서ㆍ최갑수,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ㆍ조지 스타이너, 꽃처럼 산다는 것ㆍ송정섭
[새 책]밤의 공항에서ㆍ최갑수,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ㆍ조지 스타이너, 꽃처럼 산다는 것ㆍ송정섭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5.24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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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공항에서』는 여행 작가 최갑수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여행 에세이다. 여행과 삶에 관한 75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저자가 펴낸 책이 그러하듯,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1999년 우연히 여행자의 길로 들어선 저자는 지금까지 쉬지 않고 여행을 계속해왔다. 저자에게 여행은 곧 삶이었고 삶이 곧 여행이었다. 때로 저자는 여행하듯 느리게 삶을 살았고, 삶을 살듯 치열하게 여행했다. 저자는 여행같은 삶에서, 삶같은 여행에서 조용히 응시한 풍경을 차분히 글로 풀어냈다.
여행을 통해 인생을 탐독하던 저자는 3년 전 부탄 여행에서,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가 가진 하루가 "하루에 하루만큼씩 꼭 사라져 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 깨달음은 저자에게 '삶은 유한하며 허무하다' 것을 알게 해 주었다. 하지만 저자는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유한함과 허무가 우리가 서로를 더 사랑해야 할 이유라고 생각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가 이 생의 허무를 견딜 수 있게 해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는 오래된 여행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매혹적인 문장들로 가득하다. 삶의 기쁨과 외로움, 슬픔, 위로, 그리움, 희망을 짚어내는 저자의 문장은 전작에 비해 한결 섬세해 졌다. 풍경과 사물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더욱 깊어 졌다. 행복과 슬픔, 외로움이 묘하게 어울린 파스텔톤의 사진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저자의 글과 사진들이 당신을 더 깊은 생으로 안내할 것이다. 312쪽, 보다북스, 16,800원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는 비평의 개념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20세기 최대의 비평가 중 한 명이자 철학자, 소설가, 시인인 조지 스테이너의 신작이다. 책은 서구 문학사상 산문 소설에서 최고봉을 이룬 두 러시아 작가의 문학과 철학, 신학에서 이룬 성취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두 러시아 거인의 작품들은 서양 소설의 최고봉들 가운데서도 단연 우뚝 솟아 있으며 발자크나 디킨스, 플로베르의 걸작들을 가공할 만큼 능가한다고 단언한다. 톨스토이는 호머와 연관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서사시’적이고 가정적인 면에서든 영웅적인 면에서든 인간의 삶을 그만큼 완벽하게 그린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도스토예스키는 셰익스피어 이후로 극작가 가운데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다성악적인 극작가이며 그만큼 인간 영혼을 깊이 파헤쳤다고 설명한다. 톨스토이 소설의 서사시적 웅대함과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환상적이고 계시적인 강렬함은 산문 소설이 낳은 최고의 성취다. 저자는 서양 문학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에서 벌어진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이 서양 문학의 전통과 맺은 관계를 호머부터 단테, 셰익스피어, 라신, 코르네유, 실러, 발자크, 디킨스, 플로베르, 고딕소설 대가들의 영향과 연관 짓고 문학과 역사와 신학을 종횡으로 오가면서 두 거인의 문학의 성취를 살펴본다. 584쪽, 서커스출판상회, 30,000원

 

 

△『꽃처럼 산다는 것』은 꽃과 더불어 꽃처럼 살고 있는 송정섭 박사의 첫 수필집이다. 저자는 식물학자로, 꽃과 더불어 살아오며 꽃으로부터 배우고 느꼈던 삶의 지혜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진과 함께 글로 적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식물이 왜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왜 인간이 식물을 가까이 두고 함께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주고 있다. 2부에서는 식물이 자연 생태계 안에서 어떻게 서로 배려하며 하며 살아가는지, 그 삶의 방식을 통해 우리가 꽃으로부터 배워야 할 삶의 지혜는 어떤 것인지 얘기해주고 있으며, 3부에서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식물이 척박한 자연 속에서 어떻게 삶을 살아가며 씨앗을 맺어 후대를 이어가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4부에서는 식물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정원을 가꾸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주고 있다. '꽃처럼 산다는 것은, 나만의 향기를 지키며 이웃과 더불어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꽃들은 자기만의 빛깔과 모습, 향기를 통해 주변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꽃처럼 살아가는 삶은 아름답다. 꽃들의 삶을 통해 나 자신을 성찰할 수 있다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책 내용 중) 저자가 직접 찍은 식물 사진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여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172쪽, 다밋, 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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