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코스 밟던 국악도가 K팝을 만나면…크리에이터 한승은[인터뷰]
엘리트 코스 밟던 국악도가 K팝을 만나면…크리에이터 한승은[인터뷰]
  • 미디어데일
  • 승인 2024.04.0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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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악과 재학 중인 가야금 전공생
지난해 K팝 활용한 숏폼 콘텐츠로 부상
노래·댄스·연주 등 다양한 재능 선보여
"한국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
크리에이터 한승은

안호균 기자 = "전통음악과 K팝이라는 경계를 넘어 한국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유튜브 채널 '한승은 가야금'을 운영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한승은(21)이 지난달 2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한승은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국악도다. 국립국악중악교와 국립국악고등학교에서 가야금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대 음대 국악과에 재학중이다.

이렇게 국악 연주자가 되는 모범적인 길을 걷던 한승은은 대학교 3학년 때인 지난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당시 숏폼 콘텐츠로 유행하고 있던 '리프 챌린지'(riff challenge)에서 노래 실력을 선보이자 500명 수준이던 구독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어 퀸카, 꽃 등 한국 아이돌의 노래를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여러 나라 언어로 부르는 영상으로 수천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K팝 인기곡을 가야금으로 연주한 영상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승은은 유튜브에서 노래, 춤, 가야금·기타·피아노 연주 등 다양한 재능를 뽐내며 단숨에 4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크리에이터가 됐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동남아시아,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시청자를 확보하며 지난달 유튜브 코리아가 선정한 '이달의 크리에이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고교 시절까지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모범생이었다. 남들보다 훨씬 늦은 중학교 1학년 때 가야금을 시작했기에 그 공백을 매우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와 연습에 매달렸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그렇게 좋아했던 음악도 듣지 않았고 스마트폰 대신 폴더폰을 썼을 정도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뜨거운 열망이 자리잡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처럼 한국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는 "진짜 열심히 해서 서울대를 간 다음에 나를 '봉인해제'하자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귀띔했다.

서울대 음대 입학 후에는 자신의 말처럼 숨겨져 있던 끼를 발산했다. 평소 고전음악 뿐만 아니라 대중음악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1학년 때 교내 밴드에서 보컬로 활약했다. 유튜브는 지도 교수의 추천으로 우연히 시작했다. 처음에는 학교 생활 브이로그나 일반적인 가야금 연주 영상을 주로 올렸다. 그러다 자신이 가진 다양한 재능을 활용해 숏폼 콘텐츠 열풍에 올라타며 큰 성공을 거뒀다.

현재 대학교 4학년인 한승은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졸업 후에는 대학원 진학을 계획 중이다. 그는 "교직이수를 하고 있어서 4월 말부터는 한 달 동안 교생실습을 나가야 한다. 또 연주자로서의 내 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콩쿨 준비도 계속 하고 있다. 그런걸 다 잘하려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다 보니 조금 벅차다고 느낄 때도 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한승은


하지만 크리에이터 활동은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그래서 잠을 줄여가며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한다. 한승은은 "유튜브가 내 일상과 취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준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대학원 진학 후에는 (크리에이터로서) 조금 더 다양한 시도도 해보고 외국에서 영상도 찍어보자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한승은은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그는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 도전해보는 사람이다. 사람의 재능을 한두가지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이것만 해야지'라며 스스로 한계를 두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이나 잘 하는 것을 계속해서 찾아보고 싶다. 나중에는 '한국'하면 떠오르는 문화예술인 같은 아이코닉한 인물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마음에 품고 있다. 유튜브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셈이다.

한승은은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 요즘 우리나라의 패션과 뷰티도 굉장히 각광을 받지 않나. 문화·예술은 서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내 채널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매력을 느끼셔서 한국을 1순위로 여행하고 싶게 만드는게 작은 소망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들과 구독자들에게는 "나는 굉장히 부족한 사람이라 누가 내 팬이라고 하는게 어색하긴 하다. 개강을 하면서 거의 영상을 만들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영상을 올리면 바로 와서 봐주셔서 항상 감사하다. 내게 보내주시는 사랑만큼 나도 더 열심히 즐겁게 살아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올해 하반기 서울대에서 졸업연주회를 하는데 그 때 준비가 된다면 팬분들도 꼭 초대하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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