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모두 믿는' 팔색조 용병술, 한 번만 더 통하면 도쿄行
'23명 모두 믿는' 팔색조 용병술, 한 번만 더 통하면 도쿄行
  • 뉴시스
  • 승인 2020.01.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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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매 경기 주전 라인업 7명→6명→8명 바꿔
"23명 모두가 주전, 누가 나가도 잘할 것"
22일 호주와 준결승…승리하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확정
김학범 감독이 20일 태국 방콕의 알파인 풋볼 캠프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학범 감독이 20일 태국 방콕의 알파인 풋볼 캠프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에는 몇 명을 바꿀까.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활발한 선수 로테이션으로 '팔색조 용병술'을 선보이고 있는 김학범(60) U-23 대표팀 감독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2일 오후 10시15분(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호주를 상대로 대회 준결승전을 치른다.

상위 세 팀에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기면 결승전 결과와 상관없이 도쿄행을 확정할 수 있다.

김 감독이 도쿄행의 분수령이 될 이번 경기에서 또 얼마나 큰 폭의 변화를 줄지 초미의 관심사다. 앞서 매 경기에서 주전 라인업의 절반 이상을 바꾸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7명→6명→8명. 김 감독이 이번 대회 들어 경기마다 바꾼 선발 라인업의 인원이다.

9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이란과의 2차전(12일)에서 무려 7명을 선발 라인업에서 변경했고,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15일)에서는 6명을 바꿨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필드플레이어 20명을 다 활용했다. 골키퍼는 송범근(전북)이 모두 책임졌다.

세 경기 모두 치열한 한 골차 승부였지만 3전 전승으로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16개 참가국 중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건 한국이 유일하다.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한 '죽음의 조'를 가볍게 평정했다.

지면 끝인 토너먼트에서도 김 감독의 파격은 이어졌다. 19일 요르단과의 8강전은 8명의 선수 변화가 있었다.

김학범 감독이 20일 태국 방콕의 알파인 풋볼 캠프 훈련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학범 감독이 20일 태국 방콕의 알파인 풋볼 캠프 훈련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처럼 매 경기 큰 폭으로 선수 구성에 변화를 주는 모습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태국의 덥고 습한 날씨와 빡빡한 경기 일정을 고려하면 선수들의 경기감각 유지, 체력 관리 그리고 승리라는 결과까지 모두 얻은 셈이다.

또 상대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수별 작은 특성이라도 파악해 공략해야 하는 큰 대회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이 된다. 분석 대상의 폭이 넓은 것도 불편하다.

이제는 변화를 크게 주지 않는 게 오히려 더 파격일 정도로 다양한 선수 구성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대회 초반부터 "23명 중 누가 그라운드에 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모두가 주전이라고 강조했다.

김학범호 17일 훈련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학범호 17일 훈련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는 후반에 조커로 들어가는 선수들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이동경(울산)은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들어가 1-1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려 팀을 구했다. 앞서 이동준(부산)도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후반 12분에 들어가 종료 직전에 승리를 결정하는 귀중한 골을 기록했다.

1승만 더 거두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김학범호다. 호주에 패한다면 3·4위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도쿄에 갈 수 있다. 4위는 문턱에서 좌절의 쓴맛을 보게 된다.

정태욱(대구)은 "3·4위전으로 밀리면 확실히 결승전보다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꼭 결승으로 가고 싶은 게 우리의 입장이다"고 전했고, 김진야(서울)도 "3·4위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호주전을 이겨서 꼭 티켓을 따겠다"고 말했다.

호주와의 경기 2시간 전에 김 감독의 부름을 받을 11명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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