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박물관, 국내 원형집수지 중 최대급 '배산성지' 1차 발굴조사보고서 발표
부산시립박물관, 국내 원형집수지 중 최대급 '배산성지' 1차 발굴조사보고서 발표
  • 이은영 기자
  • 승인 2020.02.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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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박물관이 부산 연제구 연산동 산61번지 일원 배산성지 1차 발굴조사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배산성지 내 2기의 집수지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4호이자 삼국시대 산성으로 알려진 배산성지는 배산(서봉 254m, 동봉 246m)7부 능선과 골짜기를 두르는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 부산의 중심지가 대부분 조망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보고서에 발표된 2기의 집수지(集水址)는 국내 원형 집수지 중 최대급으로 집수지 붕괴방지를 위한 3단의 원형 계단식 호안석축(護岸石築)으로 만들어졌다

집수지의 구조는 기장 산성, 거제 둔덕기성, 남해 대국산성, 남해 임진성 등 남해안 일대 6~7세기 신라 산성의 것들과 같은 구조다.

1호 집수지는 지름 18.6m·깊이 5.5m, 2호 집수지는 지름 16.4m·깊이 4.6m에 이른다. 특히 1호 집수지는 일정한 간격으로 중심을 공유하는 원과 정사각형 형태로 구축돼 당시 정밀한 설계를 통해 제작됐음이 밝혀졌다.

집수지 내부에서는 1500년 전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까지의 그릇, 항아리 등 생활용 토기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그중 부산 최초로 발견된 2점의 목간, 가림막의 일종인 대나무로 만든 발 등은 배산성의 축조 연대를 추정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2호 집수지에서 출토된 목간은 길이 31, 너비 6로 한 면에 거칠 산군 산하 대판고촌(大板古村)의 곡물 입출(入出) 일이 먹으로 정리되어 있다.

1호 집수지 바닥에서 확인된 대나무제 발은 길이 254, 너비 123로 대살 부분에서는 목섬유가 관찰돼 재질이 대나무인 것으로 판명됐다.

배산성지가 축조될 무렵 부산지역에 관한 기록으로는 삼국사기지리지의 '신라 경덕왕 16(757) 12월 거칠 산군을 동래군으로 개명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배산성지의 유물은 중심연대가 6세기 후반~7세기대 편년 된 것으로, 배산성은 동래군이 설치되기 이전인 거칠 산군의 치소성(治所城)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부산시립박물관 관계자는 배산성지는 부산지역 고대산성의 발생과 전개 과정을 밝혀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삼국시대 부산지역에서 신라의 영향력 증대와 통일신라·고려 시대의 동래고 읍성을 포함한 부산의 성곽유적에 대한 유기적인 역할과 성격을 밝혀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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