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폭,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보다 클 듯
100만배럴 이상 추가감소 필요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 석유 수요가 급감해 산유국들이 비상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은 석유 소비량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줄어 산유국들이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조사업체 IHS 마킷은 올해 1분기 석유 수요가 역대 최고로 가파르게 감소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감소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학교, 사무실 등 시설들이 문을 닫고 항공사들은 항공편을 취소하고 있어서다. 감염을 방지하려고 외출을 삼가고 집에만 머무는 사람도 많아졌다.
수요 감소 대부분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기인했다. IHS마킷은 "전례 없는 경제 활동 중단" 사태라고 평가했다.
IHS마킷은 1분기 글로벌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하루 38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한 해 석유 수요 감소를 내다봤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는 하루 석유 수요가 11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IHS마킷 역시 하반기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올해 석유 수요는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짐 버크하드 IHS마킷 석유 시장 책임자는 "이건 갑작스럽고 즉각적인 수요 충격이다. 이 정도의 감소 규모는 전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경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비가입국이 모인 OPEC+가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앞둔 가운데 나왔다. 이 산유국 연합체는 가격 인상을 위해 추가 감산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최초 보고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하락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 들어 23%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OPEC이 하루 생산량을 최소 100만배럴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S&P 글로벌 플래츠 애널리틱스도 베네수엘라, 리비아, 이란 등 일부 OPEC 가입국의 생산에 이미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려면 하루 100만배럴의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3국의 석유 수출은 미국의 제재와 내전으로 급감했다.
국가 경제에서 원유 의존도가 높은 OPEC 좌장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망설이고 있다. OPEC+는 지난해 12월 국제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올해 1분기까지 하루 감산량을 120만배럴에서 170만배럴로 올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급을 줄이는 게 가격을 올리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지만, 미국이 셰일 공급량을 늘리는 사이 OPE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게 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