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경제 '버팀목' 경상수지도 흔들리나
'코로나19'에 경제 '버팀목' 경상수지도 흔들리나
  • 뉴시스
  • 승인 2020.03.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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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수출 감소 이어지면 상품수지 타격
관광객 감소로 서비스수지 적자 악화 우려
전망치 570억달러 흑자내도 8년만에 최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경제 버팀목인 '경상수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1월 반도체 단가 하락 등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급감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앞으로 더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입 동반 부진,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0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흑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달 보다 22억9000만달러 축소되면서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달째 감소세를 지속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쪼그라든건 큰 축인 상품수지 흑자가 급감해서다. 지난 1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19억3000만달러에 그쳤는데, 이는 2012년 4월(3억3000만달러 적자) 이후 7년9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전년동월(57억5000만달러)대비로는 38억2000만달러 축소됐다. 상품수지 흑자 축소세는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상품수출은 434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0억9000만달러(12.3%) 줄었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내림세다. 한은은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2.5일 감소한데다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하락으로 수출이 14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설명했다.코로나19 영향이 없었는데도, 경상수지 흑자가 쪼그라든 것이다. 2월에는 통관무역수지가 늘어 경상수지 흑자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3월부터는 충격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보다 4.5% 증가했지만 대중국 수출은 6.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에 대한 수출 타격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의 신규 수출계약이 이뤄지는 3월부터는 코로나19에 따른 충격파가 훨씬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민간소비 위축, 기업 투자 감소 등 내수에도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수출 부진 속 내수 침체로 수입까지 줄어들게 되면 경상수지 흑자가 난다 하더라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1월 수입은 이미 전년동월대비 5.2% 줄어 9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 여행수입을 감소시켜 서비스수지에도 악영향을 준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2월 경제전망'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 본원소득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우리나라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7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 2012년(487억9000만달러)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 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흑자 규모는 더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아직 코로나19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와 운송수지 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감소 요인과 증가 요인이 혼재돼 있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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