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사러" "신문배달 하러"…스페인 이동제한 위반 핑계 '가지각색'
"빵 사러" "신문배달 하러"…스페인 이동제한 위반 핑계 '가지각색'
  • 뉴시스
  • 승인 2020.04.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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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검문에 엉뚱한 집으로 데려가기도
비디오 빌리러 가던 중년부부도 벌금형
지난달 15일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의 한 주택 발코니에서 할머니들이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4월 중순까지 주민의 이동을 제한한 스페인에는 거리 곳곳에 경찰이 배치돼 주민들의 이동 사유를 확인한다
지난달 15일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의 한 주택 발코니에서 할머니들이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4월 중순까지 주민의 이동을 제한한 스페인에는 거리 곳곳에 경찰이 배치돼 주민들의 이동 사유를 확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4월 중순까지 주민의 이동을 제한한 스페인에서는 거리 곳곳에 경찰이 배치돼 주민들의 이동 사유를 확인한다.

그러나 1일(현지시간) 스페인 엘 파이스에 따르면 여전히 거리에는 경찰의 눈을 피해 이동 중인 사람들이 있다.

지난달 23일 스페인 경찰은 "주말(21일과 22일) 동안 도로 순찰에서 총 7096명을 검문했다. 이들 중 3695명은 지역에 있는 별장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밝혔다.

엘 파이스는 북서부 갈리시아 지역의 교통부에서 근무하는 로렌초 경사를 인용해 주말 동안 검문에 잡힌 이들의 내놓은 변명 '이모저모'를 보도했다.

"빵을 사러 나왔다" "식료품을 가러 가는 길이다"는 변명은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말이다.

헬멧을 쓰고, 장갑, 백팩을 챙겨 자전거를 타고 이동 중인 72세 노인도 이같이 말했다. 로렌초 경사가 '함께 집으로 가자'며 자세한 질문을 시작하자 노인은 동네의 가장 외곽에 있는 한 집으로 그를 데려갔다. 경사가 문을 두드리자 집에서 나온 한 여성은 "나는 이 집에서 60년을 살았다. 이 남자는 내 평생 본 적이 없다"며 박대했다.

로렌초 경사가 "여기는 당신의 집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자 그때서야 그는 "우리 집은 여기서 10㎞ 떨어진 곳이다. 더는 재택 생활을 견딜 수가 없어서 평소와 같이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고 해명했다. 경사는 이 경우 300유로(약 40만원)에서 최대 3000유로(약 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요일에는 한 중년 부부가 잡혔다. 이들은 "저녁에 집에서 볼 비디오를 대여하러 간다"고 말했다. 로렌초 경사는 "이들은 집 밖으로 나올 때 부득이한 사유가 아니면 한 사람 씩만 나올 수 있다는 정부의 정책을 알고 있었다. 영화 비디오를 빌리는 것은 외부 이동을 위한 적절한 사유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들 부부 모두에게 벌금형을 부과했다.

일요일 오전 9시께에는 젊은 여성 1명과 남성 2명이 한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갈리시아에서는 매우 위급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한 차량에 한 명만 탑승하도록 한다. 로렌초 경사는 "어디로 가고 있냐는 질문에 이들은 '신문을 배달하러 가는 길'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량 어디에서도 배달을 위한 신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산악 지역의 검문소에서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잡히기도 했다. 신분증을 확인해보니 해당 검문소에서 약 21㎞ 떨어진 지역에 사는 남성이었다. 로렌초 경사는 "어디로 가냐는 질문에 그는 '빵을 가러 간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빵집을 사기 위해 마을 5곳을 찾아갔으나 어느 곳에서도 빵을 살 수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경찰은 그의 사유서를 받고 집으로 함께 이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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