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정년 보장 포기한 '캥거루 슈터' 조성원의 도전
[KBL]정년 보장 포기한 '캥거루 슈터' 조성원의 도전
  • 뉴시스
  • 승인 2020.06.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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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조성원 신임 감독 인터뷰
"LG, 선수들이 가고 싶어 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어"
프로농구 창원 LG 조성원 감독.
프로농구 창원 LG 조성원 감독.

프로농구 창원 LG가 '캥거루 슈터' 조성원(49) 감독 체제로 새롭게 2020~2021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전임 현주엽 감독이 자진사퇴한 LG는 지난 4월 조성원 감독을 제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LG 선수로 뛰었던 조 감독이 18년 만에 돌아와 지휘봉을 잡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조 감독은 현역 시절 작지만 빠르고 정확한 슛을 앞세운 공격형 가드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LG 소속이었던 2000~2001시즌 평균 25.7점을 올리며 LG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의 스타일처럼 '공격 농구'를 LG의 새로운 팀 컬러로 못 박았다.

조 감독은 "원래 나의 색깔이다. 여자 프로팀, 남자 대학팀에서도 그랬지만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다. 다른 팀 감독이 됐다고 해도 같았을 것이다"며 "선수들에게 어떻게 접목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소화하면서 즐겁고, 재미있게 하는 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했다.

앞서 2018년부터 LG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모교인 명지대에서 감독을 맡았다.

조성원 LG 신임 감독 (사진 = LG 제공)
조성원 LG 신임 감독 (사진 = LG 제공)

조 감독은 "학교에 있었으면 정년 65세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LG 감독은) 한 번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바로 학교에 사표를 냈다. 목숨 걸고 온 것이다"며 웃었다.

학교 측에서 휴직을 통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검토하려고 했지만 거절했다. "안주하게 된다. 지금 후배(김태진 감독)가 들어와서 잘 하고 있는데 나중에 내가 다시 간다면 후배는 뭐가 되겠느냐"고 했다.

안정적인 길을 포기한 만큼 의지가 남다르다. 제일 먼저 선수단 분위기를 밝게 바꾸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LG는 선수들이 여러 이유로 가기 꺼려하는 팀이었다.

조 감독은 "분위기부터 밝게 가져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먼저 선수들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일대일 면담을 하면서 감독이 아닌 농구 선배로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선수들에게 '선배로서 돈 빼고 다 줄 수 있으니 언제든지 궁금하거나 고민이 있으면 다가오라'고 했다. 운동하다가 힘들고 지치면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것이다"고 했다.
최근에는 1~2년차 선수들과 5대5 연습경기를 직접 뛰며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즐겁게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당연히 팀 성적이 중요하지만 많은 선수들로 하여금 LG라는 팀에 가서 꼭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만들고 나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조성원 LG 세이커스 신임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신사동 KBL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4.27
조성원 LG 세이커스 신임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신사동 KBL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4.27

LG는 지난 시즌 9위에 머물렀다.

조 감독은 "자신감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내 눈에는 코트에서 따로 노는 모습도 보였다. 선수들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어차피 전승은 할 수 없다. 졌다고 고개 숙이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죄지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패배주의를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시즌 슬럼프에 빠진 최고참 슈터 조성민에 대해선 "무조건 좋아질 것이다. (조)성민이를 활용해야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생긴다"며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던질 수 있고, 슛에 자신감이 있는 선수"라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모 구단에서 조성민 트레이드를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LG는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다. "목표가 우승이라고 맹목적으로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우선 선수들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내실을 다지고 도전하겠다"며 "일단 첫 번째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라고 했다.

문경은 서울 SK 감독(49), 이상민(48) 서울 삼성 감독, 김승기(48)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과의 또래 대결과 관련해선 "내가 마지막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지고 싶지 않다. 경기는 선수들끼리 싸우는 것이다. 얼마나 잘 키우느냐가 중요하다"며 선의의 대결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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