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시위 사태 반영키로
미국 경찰들의 일상을 다룬 TV시트콤 '브루클린 나인-나인(99)'이 조지 플로이드 사태를 반영해 새 시즌 에피소드 대본을 다시 쓰기로 했다.
브루클린99에서 팀장 테리 제퍼즈를 연기해온 배우 테리 크루즈(51)는 23일(현지시간) NBC 연예 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에서 이처럼 밝혔다. 이 작품은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가상의 경찰서를 배경으로 한 유명 시트콤으로, 현재 8시즌 방영이 계획됐다.
크르주에 따르면 브루클린99 제작진은 준비 중이던 8시즌의 첫 4개 에피소드 대본을 폐기할 방침이다. 대신 플로이드 사망 사태로 변화한 사회적 지형을 반영해 새 에피소드를 만들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출연진과 제작 책임자 댄 구어가 화상회의를 진행한 끝에 나왔다. 크루즈는 "우리는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와 그에 따른 의식의 변화를 이야기했다"며 " 4개 에피소드를 준비했었지만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 버렸다. '우리 다시 시작하자'고 한 상황과 같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무장 상태인 흑인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게 9분 가까이 목이 짓눌려 사망한 이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현재진행형인 이 사건을 무시한 채 경찰들이 주인공인 TV 시리즈를 내놓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크루즈는 "우리는 침울하고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이를 통해 올해 정말로 획기적인 걸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지도 높은 배우가 되기 전 흑인 남성으로서 차별받았던 경험담을 공유했다.
그는 "나는 항상 위협적인 존재였다. 내가 유명해지기 전에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경찰이 나에게 총을 겨눈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흑인 남성이 겪었던 일이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운 일이다"라며 "바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흑인 미국인들의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이다. 우리는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제는 백인들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섯명의 자녀를 둔 그는 특히 10대 아들이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흑인 남자라면 경찰에게 14세(청소년으)로 여겨지지 못할 것"이라며 "아이는 겁을 먹었고, 경찰차가 지나가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런 종류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른 출연진들과 인종차별과 관련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