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나왔던 간송 불상 2점, 결국 중앙박물관이 구입
경매 나왔던 간송 불상 2점, 결국 중앙박물관이 구입
  • 뉴시스
  • 승인 2020.08.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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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규 기자 = 지난 5월 경매에 나왔다가 유찰된 간송미술문화재단의 불상 2점이 결국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귀속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경매시장에 출품됐던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불상 2점을 최근 자체 예산으로 구입했다고 24일 밝혔다.

구입한 불상은 1963년 1월 21일 나란히 보물로 지정된 '금동여래입상(보물 제284호)'과 '금동보살입상(보물 제285호)'이다.

'금동여래입상'은 8세기에 확립되는 통일신라 조각 양식의 전환기적 양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양식으로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안상이 선명하게 투각된 팔각 연화대좌 위에 정면을 보고 서있는 모습으로 38㎝에 달해 동시기 국내서 제작된 금동불상으로서는 드물게 큰 크기다.

금동보살입상은 보살이 취한 손을 앞으로 모아 보주를 받들어 올린 모습과 양 옆으로 뻗은 지느러미 같은 옷자락의 형태를 지닌 불상으로 7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 호류사의 구세관음(救世觀音)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불상은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문화재 수집에 애썼던 고(故) 간송(澗松) 전형필(1906∼1962) 선생이 세운 간송미술관이 보유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간송 측은 이들 불상을 경매시장에 내놔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재정난으로 인해 이를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각각 시작가 15억원에 경매에 출품된 불상들은 응찰자가 없어 모두 유찰됐다. 경매 사실에 세간에 알려지자 문화계를 중심으로 전형필 선생의 뜻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에 최종 경매 유찰 이후 지난 6월 중순께 간송 측과 경매사가 중앙박물관에 제일 먼저 구입 의사를 타진했고 박물관은 규정에 따라 검토해 지난달 말 자체 예산으로 구입을 결정했다고 박물관 측이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들 불상의 구입 배경에 대해 "국가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이 구입한 것은 전형필 선생이 남긴 우리 문화재 수호 정신을 훼손하지 않고 개인이 아닌 국민 모두의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박물관은 앞으로 이들 불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과학적 조사와 학술적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또 코로나19로 잠정 휴관 중인 박물관이 재개관하는 시점에 맞춰 상설전시실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 두 불상을 전시에 적극 활용해 국민의 문화재로서 선보일 예정"이라며 "그동안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제기했던 사항들을 조사·연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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