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회복자를 낙인 찍을 이유는 없다
코로나19 회복자를 낙인 찍을 이유는 없다
  • 천덕상 기자
  • 승인 2020.09.1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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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으로부터 회복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낙인에 대한 부담을 호소한다. 

어떤 직장인은 완치 판정을 받은 후 격리해제기간이 다 지났지만 자의로 일정기간 더 격리생활을 했다. 그런 후 직장에 복귀했더니 직원들은 계속 거리두기를 하더란다. 서운함과 배신감이 가득했지만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그는 속으로만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야'라고 와ㅣ치고 있었다.

신종 감염병 사태가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상황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고 지치게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가 시행되면서 사회활동과 일상생활이 차단되어 스트레스 지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거기에 불법집회나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 기준을 잘 따르지 않는 시민들에 대한 분노, 경기침체로 인한 생계의 막막함, 실직자 급증. 취준생들의 상실감 등이 복합적으로 쌓여 우리 사회는 부정적 에너지가 강하게 팽창되어 있다. 

이런 에너지가 분출되는 과정에서 낙인찍기는 쉽게 나타나게 된다. 누적된 불안과 분노, 우울감정은 분출할 탈출구를 찾다가 취약한 계층을 향해 비난과 혐오의 화살이 날아가는 것이다. 

낙인은 혐오와 분노가 투사라는 방어기제를 통해 외부로 발산되는 현상이다. 사회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살아가다 보니 갈등이 상존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닥치면 상충되는 갈등은 봉합이 잘 되지 못한다. 불안정한 다수 집단은 사회적으로 낙인이라는 희생양을 만들어 냄으로서 심리적 위안을 취하려고 한다. 

낙인의 표적은 감염병에 노출되었다가 회복된 사람이 우선 대상이지만 불철주야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도 그 대상이 되기 쉽다. 의료진들은 내심 험한 일을 하는 보상으로 이웃으로부터 따뜻한 박수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지만 뜻밖에 오염원처럼 취급하는 상황에 심신은 더 지친다. 의료진이 표적이 되는 이유는 바이러스 검사를 하다가 질병을 전파시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을 자극하여 선한 희생양을 만드는 것이다. 

감염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회복된 사람들에게 바이러스 전파자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았으면 한다. 감염병의 확산을 막고 사회적 혐오를 배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격려와 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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