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김동욱, 곰 같지만 여우
불혹 김동욱, 곰 같지만 여우
  • 뉴시스
  • 승인 2020.11.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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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두 번째 연장자
삼성 최근 5승1패 상승세 주역
194㎝ 101㎏ 거구지만 패스 마스터…"이상민·강혁이 패스 선생님"
프로농구 서울 삼성 이상민(왼쪽) 감독과 김동욱. (사진 =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 이상민(왼쪽) 감독과 김동욱. (사진 =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4쿼터 트라우마'를 서서히 극복하며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초반 1승6패로 불안하게 출발했던 삼성(6승7패)은 최근 6경기에서 5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며 12일 현재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승부처에서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고비를 넘기는 힘이 생겼다. 아이제아 힉스(26), 김현수(30), 장민국(31) 등이 고르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1981년생, 우리나이로 불혹인 베테랑 포워드 김동욱(39)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194㎝ 101㎏. 김동욱은 둥글둥글한 체형이다. 몸에 근육이 잘 생기지 않는 체질이고, 살짝 살이 올라야 힘이 붙어 제 플레이가 나온다. 과거 고양 오리온에서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했다가 컨디션 난조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

김동욱은 최근 6경기에서 평균 8.3점 2.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인상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공헌도와 효율성이 높다. 앞선 수비에서 약점이 있지만 공격 존재감으로 이를 극복한다.

특히 승부처에서 뚜렷하다. 볼 핸들링이 좋고, 흐름과 코트를 보는 시야가 웬만한 포인트가드보다 낫다.

승부처에서 투맨 게임과 정확한 패스로 활로를 연다. 해결사 기질도 있다. 지난 11일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4쿼터 종료 12.3초를 남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3점포를 꽂았다. 4쿼터에서만 9점을 올렸다.

현역 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상민(48) 삼성 감독의 '믿을맨'이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 김동욱 (사진 =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 김동욱 (사진 = KBL 제공)

이상민 감독은 "현재 팀 상황에선 동욱이에게 역할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가장 탁월하다"며 "체력적 부담이 있지만 일단 상황에 맞춰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

김동욱은 한국 가드 계보를 잇는 이 감독,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출신 강혁(44·현 전자랜드 코치)과 과거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강 코치 역시 '가드 왕국'으로 불린 삼성의 한 축이었다.

김동욱은 "감독님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 가드였다. 허를 찌르는 패스, 수월한 속공 전개, 흐름을 보고 경기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대단했다. (강)혁이 형은 투맨 게임을 가장 잘했다. 형만의 패스 타이밍이 있는데 상대는 막을 수 없고, 우리 선수는 잡으면 한 골이었다.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흉내를 많이 냈던 것 같다"고 했다.

동갑내기 양동근(39), 박상오(39)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김동욱은 오용준(40·KT)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됐다. 삼성과 1년 계약을 맺었다.

김동욱은 "떠나는 동기들을 보면서 점점 은퇴에 대한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나는 그냥 뛸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지금은 팀이 이기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김동욱과 팀 막내 김진영(22)은 열일곱 살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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