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상 지휘' 김도훈 감독 "내 역할은 여기까지…쉬고 싶다"
'아시아 정상 지휘' 김도훈 감독 "내 역할은 여기까지…쉬고 싶다"
  • 뉴시스
  • 승인 2020.12.2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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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8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두 번째 우승
계약 끝나는 김도훈 감독, 사퇴 의사 밝혀
프로축구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정복한 가운데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김도훈 감독이 이별을 예고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9일 오후 9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페르세폴리스(이란)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주니오의 멀티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2012년 이후 8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통산 두 번째다.

올해 K리그1(1부리그)과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전북 현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모두 준우승에 만족했던 울산이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 감독은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었다. 준우승을 두 번 하고 침체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힘들었다"면서도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먼저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뛴 선수들, 뒤에서 희생한 선수들, 부상으로 돌아간 선수들, 한국에 남은 선수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자랑스럽다. 단장님이 마지막 대회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보탰다.

김 감독은 준우승 굴레를 어렵게 벗었지만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해로 울산과 계약이 끝난다.

국내 일정이 끝나고 후임 감독 하마평이 돌 정도로 김 감독을 향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구단의 공격적인 투자에도 오히려 경기를 소극적으로 운영해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는 혹평을 들었다.

김 감독은 "부족한 감독과 함께 하며 고생한 코칭스태프들도 정말 고생 많았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원 스태프와 직원들, 클럽하우스에서 힘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또 "올해 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축구에서 지도자가 해야 할 것에 대해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 어머니도 통영에서 아들과 팀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빌고 계셨을 것이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선수단을 향해선 "축구가 즐거워야 되는데 준우승을 두 번 하다 보니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카타르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했다. 축구가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 즐거움은 축구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 감사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내년에도 팀에 잔류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은 대단하다. 정말 잘해줬다.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좋은 시즌이었다. 올 시즌 계약이 끝나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며 사실상의 이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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