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와 국제무대의 미묘한 차이가 불러온 논란들
V-리그와 국제무대의 미묘한 차이가 불러온 논란들
  • 뉴시스
  • 승인 2021.01.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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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청 기자 =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2021.01.26. radiohead@newsis.com
이윤청 기자 =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2021.01.26. radiohead@newsis.com

권혁진 기자 =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2020~2021 V-리그에 때 아닌 판정 논란이 번졌다. V-리그와 국제무대 간 미묘한 차이는 1주일 사이 두 번이나 화제가 됐다.

지난 24일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전에서 나온 포지션 폴트가 첫 번째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서브를 넣는 선수가 공을 때리는 순간을 선수들의 이동 시점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V-리그에서는 서버가 토스를 할 때부터 자리바꿈을 허용한다. 일종의 로컬룰 개념이다.

이 차이를 두고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과 심판진과의 마찰이 벌어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우리카드가 제기한 네 차례 판정 중 세 차례는 로컬룰 기준 오심이었다고 인정했다.

26일 흥국생명-GS칼텍스전에서는 김연경의 공격에 대한 터치아웃 판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3세트 9-5에서 김연경이 밀어넣기가 터치아웃으로 선언되자 GS칼텍스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감독관들은 화면을 여러차례 돌려본 뒤 GS칼텍스의 손을 들어줬다. 블로커가 아닌 김연경이 최종 터치자라는 것이다. 느린 화면 확인상으로는 해당 장면에서는 김연경이 좀 더 늦게까지 공을 대고 있었다. 김연경은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히 항의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김연경은 경기 후 국제대회에서는 공격수가 터치아웃을 시켰다면 마지막 터치 유무에 관계없이 공격수 득점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V-리그에서는 아니라는) 로컬룰이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최근 취임한 김건태 KOVO 경기운영본부장은 27일 전화통화에서 "터치아웃은 최종적으로 몸에 스친 선수의 반칙을 뜻한다. 공이 어쨌든 블로커가 아닌 김연경의 손에 맞고 나갔다"면서 "KOVO는 지금까지 비슷한 상황에서 계속 같은 판정을 내렸다.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면서 정상적인 판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정은 로컬룰 논란과 구분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규정의 괴리보다는 비디오 판독의 차이라는 것이다.

김 경기운영본부장은 "모든 터치는 마지막에 맞은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 간단하다. 국제대회에서 이런 비디오 판독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면서 "비디오 판독의 시초는 한국 프로배구다. FIVB보다 우리가 판독의 범위도 훨씬 넓다. 김연경은 이런 경우를 거의 경험하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보탰다. 

KOVO 관계자는 "사실 어제와 같은 상황에서 수비하는 쪽이 비디오 판독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공격수의 득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V-리그는 비디오 판독제도가 잘 갖춰져있고, 이를 감독들이 잘 활용한다. 어제는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적절하게 사용했고, 감독관들은 화면을 보고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이 "V-리그는 국제 경기보다 판정 범위나 횟수 등이 더 많다. 그게 로컬룰이라면 로컬룰"이라면서 "만일 국제대회에서 어제와 같은 화면을 확인했더라도 감독관들이 공격수들에게 점수를 줄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전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박정아의 공격이 최초 블로커 터치아웃에서 비디오 판독 끝에 공격자 터치아웃으로 정정됐다.

V-리그 시스템은 국제적으로도 체계적인 편에 속한다. 특히 중계 기술은 어떤 리그와 견줘도 빠지는 수준이 아니다. 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카메라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잡아낸다.

KOVO 관계자는 "어제 상황이 좋은 중계 기술 덕분에 잡아낼 수 있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김연경이 말한 로컬룰과는 다른 문제라고 본다. 국제규정에는 없고 V-리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잘 갖춰진 비디오 판독 제도에 따른 결과물로 보는게 좀 더 가까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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