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의 채찍질 "올해 못 넘기면, 내년도 쉽지 않다"
차우찬의 채찍질 "올해 못 넘기면, 내년도 쉽지 않다"
  • 뉴시스
  • 승인 2021.02.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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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조건 넣으려다 FA 계약 늦어져"
LG 트윈스 차우찬. (사진=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G 트윈스 차우찬. (사진=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주희 기자 = LG 트윈스 차우찬(35)의 2021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시작'이 중요하다. 출발점이 언제냐에 따라 재활 후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이천 LG 챔피언스 파크에서 만난 차우찬은 "언제 복귀하느냐가 중요하다. 복귀만 하면 괜찮은 시즌이 될 것 같지만, 늦어지면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어깨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일찍 마감한 그는 아직 재활을 끝내지 못했다.

가장 최근 등판은 지난해 7월24일 두산전이다. 선발 등판했지만 한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다시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당시 부상을 떠올린 그는 "처음엔 등 쪽 근육이 찢어졌다. 사실 2주 정도 만에 몸을 만들어서 경기에 나갈 준비를 했는데 훈련 과정에서 힘줄 파열 부상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9월부터 집에서만 지낸 그는 11월에야 훈련을 시작했다.

차우찬은 "현재 몸 상태는 70% 정도까진 만들었다. 여기서부터가 재활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말했다.

겨우내 자유계약선수(FA) 계약까지 겹쳤다. 구단과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그는 지난 3일에야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원에 재계약했다.

연봉 3억원, 인센티브 연간 7억원으로 연봉보다 인센티브 규모가 훨씬 큰 독특한 조건이다.

차우찬은 "에이전트에게 '연봉 1억원도 받아들이겠다'고 하고 협상을 맡겼다. 대신 시즌이 끝난 뒤 기회가 생기면 해외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넣어달라고 했다. 내가 원한 건 그거 하나였다. 그 부분에서 협상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결국 차우찬의 조건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차우찬은 "사실 일본 진출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시즌 전부터 에이전트하고 이야기를 끝내놓은 상태였는데 시즌 중 다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고 한숨을 삼켰다.

지난 5일 팀 캠프에 합류한 그는 일본 진출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접고 시즌 준비를 위해 땀을 쏟고 있다.

차우찬은 "9월 이후 유니폼을 처음 입었다. 오래 쉬어본 적이 없는데 쉬니까 힘들더라. 동료들과 훈련하는 지금이 좋다"며 "20m 캐치볼에서 강도를 높여 훈련을 하고 있다. 다음 턴부터는 마운드 적응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귀 시점은 개막 시리즈를 바라보고 있다. 차우찬은 "언제 복귀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목표는 개막 시리즈 진입이지만, 아무리 늦어도 4월에는 무조건 합류해야 한다. 11월에 훈련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 정도면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못한다면 계획이 많이 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차우찬은 각오도 달라졌다.

차우찬은 "한해 한해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며 "올해를 잘 못 넘기면 내년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을 몰아붙였다.

차우찬의 건강한 복귀는 LG 마운드에도 큰 힘이 된다.

그는 "케이시 켈리가 몸을 잘 만들어온 것 같고 임찬규, 정찬헌, 이민호도 지난해 좋은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작년 만큼 해주면 팀은 충분히 잘 돌아갈 것 같다. 내가 잘 회복해서 끝까지 갈 수 있다면 나도 좋을 거 같고 팀도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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