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서태지 음악×영상 전시…"서태지 피드백 받고 싶다"
구혜선, 서태지 음악×영상 전시…"서태지 피드백 받고 싶다"
  • 뉴시스
  • 승인 2021.03.23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 구혜선의 newage'
서태지 17곡 가사와 구혜선 25곡 음악 융합
썸남 관련 언급 "아끼는 마음 알려주고 싶어"
 배우이자 작가인 구혜선이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 구혜선의 newage'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아 기자 = "난 알아요 이 밤이 흐르고 흐르면"

한 시대를 풍미한 서태지의 노래 가사와 구혜선의 음악이 만났다. "제 음악에는 가사가 없어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듣고 서태지씨의 가사를 본다면 다르게 느낄 거라고 생각했어요. 마치 시처럼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죠."

배우이자 작가 구혜선의 전시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 구혜선의 newage'가 지난 20일 시작해 오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태지의 음악 17곡의 가사를 오마주하여 구혜선의 섬세화와 뉴에이지 음악을 융합한 콜라주 형태로 기획됐다. 구혜선이 작곡하고 연출한 음악 영상을 전시하는 영상 전시회다.

구혜선은 23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전시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서태지의 대표곡 '난 알아요', '컴백홈', '필승', '시대유감', '모아이', '로보트', '너에게', '인터넷전쟁' 등 17곡의 가사가 쓰였다. 구혜선이 작곡한 음악 25곡의 영상과 가사가 없는 악보 그리고 그가 그린 일상의 그림과 어우러져 전시됐다.

배우이자 작가인 구혜선이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 구혜선의 newage'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혜선은 "제 음악에 가사가 없다 보니까 제 세계 안에만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중이 알만한 가사가 뭘까 생각했을 때 서태지씨의 음악이 떠올랐다. 평소에 워낙 좋아해서 제안을 했고, 기대를 안 했는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래전부터 제 그림에 서태지씨 가사가 융합되면 특이한 색깔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가 서태지 세대이기도 하고 '난 알아요', '컴백홈' 가사를 시처럼 외우고 있었죠. 좋아하는 곡으로 17곡을 골랐어요. 그 시대의 정서가 반영돼있고 지금 들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면이 좋았죠. 원래 그림과 가사의 융합이었는데 제 음악을 추가하며 욕심을 냈죠."

서태지가 아니었다면 이번 전시는 성사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그는 "컬래버 작업이 처음인데 항상 넘버원은 서태지씨였다"며 "어렸을 때 우상이기도 하고 차선책은 생각하지 않았다. 안 하신다고 했으면 전시를 못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태지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구혜선은 "코로나19로 직접 뵙지는 못했다. 전시회를 향후에 방문할 거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피드백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지난해 8월부터 7개월여의 기간을 거쳐 준비했다. 그는 "제 음악은 대중성이 없고 서태지씨 음악은 대중성이 있다는 걸 조화롭게 하고 싶었다"며 "'너무 멋 내지 말자', '너무 어렵게 하지 말자'라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처음에는 욕심에 글자를 거꾸로 새겨볼까, 조형물을 설치할까 고민했고 중간에 많은 변화를 거쳤어요. 잘 만들어졌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보니 여러 번 뒤엎었죠. 서태지씨 측에 변덕을 부리는 것 같아 죄송했는데, 수용해주셨어요. 조금은 어려웠지만, 막상 전시하니 굉장히 담백하게 잘 됐다는 생각에 만족하고 있어요."

아울러 "악보가 제가 어릴 때는 꼭 하는 교육의 하나였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악보도 그림 개념으로 전시했고, 악보를 쭉 보고 음악을 듣다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서태지씨의 가사가 등장했을 때 기존과 다른 비트, 정서가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하는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필승"이라고 했다. 마침 전시실 벽에 적힌 서태지의 '필승' 가사가 구혜선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여기서 '필승'이 딱 보인다"며 "'필승'인 마음으로 하고 있다. 가끔 무기력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살자는 생각을 한다"며 벽을 응시했다.

최근 방송에서 언급해 화제가 된 '썸남' 관련 SNS에 올린 글에 대한 속내도 밝혔다. 구혜선은 최근 여러 방송에 출연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이후 SNS에 좋아하는 사람 관련 질문을 받지 않고 답변도 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질문과 답변을 받지 않겠다고 한 건 그 사람이 봤으면 좋겠기에 그렇게 올렸다"며 "어쨌든 아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배우 활동을 시작으로 영화감독, 작곡가, 작가 등 구혜선을 수식하는 말들은 많다. 포털사이트에도 영화감독 겸 작곡가로 표시돼있다. 구혜선은 "현재 활동하는 것들로 제가 바꿨다. 배우로 활동하면 다시 바꿀 것"이라며 "원동력은 그때그때 다르다. 대중의 부정적인 감정도 '다시 하자'며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배우로 대중들을 만날 계획은 없을까. 그는 "20대에 배우로서 쉬지 않고 일했고, 30대가 된 후 고민이 많아졌다"며 "제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있고, 이전에는 멋모르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다면 지금은 생각이 많다. 그래서 조금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어지는 일들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생각은 있어요. 사실 저를 연기 시키려고 시나리오 작업도 하고 있어요. 배우로 활동하며 알려졌기에 이런 부가적인 일들도 할 수 있는 게 사실이고, 배우 일을 잘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급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번 전시도 두 달여간 세종에서 앙코르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혜선은 "전국적으로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차후에는 단편영화를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제가 영화를 한 지도 13년 정도 돼서 갖고 있는 게 많더라. 단편영화를 보여드릴 기회가 없는데, 영화를 포함해 좀 더 풍성하게 기획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