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3년 연속 영업익 경신할까…생수 '난관'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3년 연속 영업익 경신할까…생수 '난관'
  • 뉴시스
  • 승인 2021.04.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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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익 3756억 전년比 14.7%↑…해외법인 매출성장·신제품 효과
생수 사업 정상 궤도는 숙제…닥터유 제주용암수로 경수 시장 공략 박차
오리온 허인철 부회장의 모습(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 허인철 부회장의 모습(사진=오리온 제공)

김동현 기자 = 2년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한 오리온이 올해도 국내외 법인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앞세워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관심이다. 막중한 임무는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에게 부여됐다.

허 부회장은 2014년 부회장에 부임한 이후 오리온이 펼치고 있는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효율 및 수익 중심의 경영을 진두지휘 한 인물이다. 지난해의 경우 해외 시장 공략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군 출시 등이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오리온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디저트, 간편대용식, 생수, 건강기능식 등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의 안착이다. 허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조2304억원, 영업이익 37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0.2%, 14.7%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효율 및 수익 중심의 경영이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40여종이 넘는 신제품 출시 효과가 뚜렷했고 해외 법인에서의 매출이 크게 뛰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의 국가별 매출 비중은 한국 34%, 중국 49%, 베트남 13%, 러시아 4% 등이다. 해외 부분에서의 매출이 60%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은 허 부회장에게 내려진 특명이나 마찬가지다.

허 부회장은 먼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기존 해외 법인에서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하면서 인도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키워드는 현지인을 공략하기 위한 국가별 맞춤 신제품 개발이다.

중국의 경우 다양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조916억원, 영업이익 17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2%, 9.1% 증가한 수치다.

올해의 경우 양산빵, 그래놀라, 김스낵, 젤리, 견과바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안정적인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현지 소비가 1분기(1~3월)를 기점으로 점차 회복되고있는 점은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로 분류된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적극 출시한 것이 성공을 거두며 베트남과 러시아는 지난해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33.2%, 31.3% 성장했다. 매출액도 15.7%, 15.2% 확대됐다.

베트남에서는 양산빵 쎄봉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군 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서는 잼을 활용한 제품군 출시로 안정적인 실적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새로운 승부처다. 오리온은 지난 2월 인도 라자스탄주에 위치한 인도공장에서 준공식을 개최하고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약 17조원 규모의 제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초석이다.

기존 베트남에서 수입 공급하던 인도 유통 물량을 현지에서 직접 조달해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신선한 상품 판매와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선보인다는 것이 오리온의 계획이다.

초기에는 '초코파이'를 집중 생산하고 향후 비스킷, 스낵 등 제품군을 확대해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소득 수준이 높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이커머스 판매를 강화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신제품 출시도 허 부회장에게 맡겨진 중요한 임무중 하나다. 오리온은 지난해 40종이 넘는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9월에 출시한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을 이을 새로운 신제품 개발은 물론닥터유 브랜드를 '기능성 표시 식품 브랜드'로 재정비하고 영양성분을 더한 뉴트리션바, 음료, 젤리, 초콜릿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허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오리온은 2016년 제주 토착 기업인 제주용암수 사업권을 21억원에 인수했고 생수 공장 설비에만 12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은 삼다수·아이시스·백산수 등 기존 제품에 밀려 저조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급기야 첫 수장에 오른 허철호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교체되기도 했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위해 허 부회장은 최근 제주용암수 브랜드 이름을 닥터유 제주용암수로 변경했다. 프리미엄 생수가 아닌 경수(칼슘과 마그네슘으로 계산되는 경도 200mg/ℓ)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제주도와 판권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는 부분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하루 판매 물량이 평균 200톤(t)으로 제한돼 공장 가동률도 20%가 되지 않는다. 경쟁사들이 50~60% 가동률을 기록하는 것보다 턱없이 낮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지만 중국 현지 소비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카테고리 확장 효과가 하반기부터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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